김 헌 수 목사
꿈너머꿈교회 담임
한국기독교장례문화연구원장
행복한가정 평생교육원장

30년 전에 교회를 개척할 당시 만났던 젊은이들이 결혼하여 아들, 딸을 낳았다. 나의 주례로 가정을 이루어서 태어난 자녀들이기에 더욱 각별하다. 그런데 어느새 그 자녀들이 자라서 어엿한 청년이 되었고 교회기둥으로 충성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보람을 느끼게 된다.
승엽이가 대한민국 국군으로 군대에 갔다. 어제는 한겨울의 고된 훈련을 무사히 마치고 자대배치하기 전에 특별외박을 받아서 교회에 왔다. 가족들과 함께 예배시간에 특별찬양을 했다. 새삼 더 은혜가 되었다. 성도들 앞에서 외박신고를 하게 했다. 팔을 흔들며 몇 발자국 앞으로 또 옆으로 나오더니 부동자세로 거수경례를 한다. “필승, 이병 김승엽은 2015년 2월7일부터 동년 2월8일까지 외박을 명 받았습니다. 이에 신고합니다. 필승” 우렁찬 목소리와 제스처에 우리는 깜짝 놀랐다. 모두가 박수갈채를 보냈다.
든든하고 멋진 용감한 군인 아저씨로 변화된 모습이었다. 그를 보면서 국가 안보에도 위안이 되는 순간이었다. 해군 제복을 입고 흰 모자를 쓰고 신고하는 모습에서 역시 군인은 달랐다. 해군 헌병으로 근무하게 된다는 소리에 더 멋있어 보였고, 손을 얹어 축복기도를 해줬다.
승엽이를 떠나 보낸지 불과 7,8주 만인데 이렇게 사람이 바뀌고 달라질 수 있는가, 7주전에는 절대 그렇지 않았다. 지금은 걷는 것이나 말하는 것과 행동이 완전히 다 바뀌고 변화되었다. 이러한 모습을 보면서 역시 군대를 보내야하고, 군이 좋다는 생각도 들었다. 세상의 옷을 벗어 버리고 훈련복으로 복장을 갈아입더니 달라졌다. 군복을 입고 그에 따른 규칙대로 움직이고 생활하며 살더니 확 달라진 것이다.
그를 이렇게 변화시킨 것은 그가 입고 있는 옷의 힘이 컸던 것이다. 그 멋진 해군복장을 하고 있지 않았다면 그렇게 질서있는 언어와 발걸음의 모양이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군의 복장을 하니 하나하나에 힘이 들어가고 역시 나의 자랑이 되는 젊은이로 모두가 흐뭇해 할 수 있었던 것이다. 양복을 입으면 땅바닥에 함부로 주저 앉을 수가 없다. 그러나 작업복을 입으면 아무데나 앉고 급하면 아무 곳에서나 용변을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이처럼 복장과 옷이 중요하다. 우리는 어떤 옷을 입고 있는가? 옷은 그 사람의 신분을 나타낸다. 우리의 신분은 그리스도인이다. 그렇기에 신분에 맞는 옷을 입는 것은 당연하다. 정치하는 사람들에게 옷을 벗으라고 소리칠 것만이 아니라, 내가 입고 있는 옷에 대하여도 냉철하게 평가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에덴동산에서 죄지은 인간에게 나뭇잎의 옷으로는 불가능했다. 부끄러움의 수치를 숨기거나 감출 수 없었던 것이다. 이에 하나님은 친히 가죽옷을 지어 입히셨다. 예수 그리스도의 핏값으로 사신 바 된 그리스도의 옷이었다. 이처럼 옷은 중요하다. 이제 그리스도의 옷을 입고 그리스도인의 언행이 필요하다. 그 신분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바른 처세를 해야 한다.
한평생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면서 또 마지막 주님 앞에 서는 그 날까지 신분에 맞는 옷을 입어야 한다. 우리는 사나 죽으나 하나님의 영광이 되어야 한다. 하나님의 것이다. 하나님의 자녀이다. 그렇기에 이 세상을 떠나도 우리의 신분에는 변함이 없다. 고인이 아니라 하나님나라의 백성이 되었고 하늘시민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바울은 우리의 시민권은 하늘에 있다고 말했던 것이 아닌가?
그리스도인의 신분에 걸맞는 옷을 입고 이 세상 살다가 마지막 세마포와 천국옷을 입고 하나님 앞에 설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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